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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Candle Cove”, Kris Straub, IchorFalls, 2009.03.15.

스카이쉐일033
주제: 지역 어린이 프로 캔들 코브?

이 어린이 프로 기억하는 사람 있어? 6살인가 7살 즈음이었을 텐데 캔들 코브라고 불렸어. 어디서도 레퍼런스를 찾을 수가 없었어서 1971년이나 1972년 즈음에 지역 방송국에 있던 거였나봐. 그때 당시에는 아이런턴에 살았지. 어느 방송국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상한 시간대에 했던 거는 기억나, 막 오후 4시쯤에.
(...)
마이크_페인터65
주제: Re: 지역 어린이 프로 캔들 코브?

오늘 요양원에 엄마를 뵈러 갔는데. 70년대 초반에 8살에서 9살쯤 어렀을 때랑, 캔들 코브라는 어린이 프로를 기억아는지를 여쭤봤어. 엄마가 내가 그걸 기억해 내다니 놀랏다고 하셨고 왜냐고 물으니까 하시는 말이, “네가 ‘이제 캔들코브 보러갈거에요 엄마’라고 한 다음에 tv를 잡음 화면으로 틀어놓고 그냥 허공을 30분 동안 쳐다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었거든. 너만의 작은 해적 쇼에 대한 상상력이 풍부했었지.”

54) “Squidwards Suicide ORIGINAL”, maintenance tunnels, Youtube, 2012.12.11.


제작자 스티븐 힐렌버그의 사후에도 시리즈의 마법을 지워가며 엔터테인먼트 사후세계에 진입한 <네모바지 스펀지밥>은 한 2019년 에피소드의 스토리보드에 의하면 괴담과 거의 비슷한 얼굴의 징징이를 등장시킬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삭제되었다지요.

55) “suicide mouse”, suicidemouseavi, youtube, 2009.12.09.

<자살하는 쥐>의 영상에 사용된 음악과 비명 소리 등은 약 10년이 지난 후 불현듯 등장한 밈 "인크레더블 씨가 언캐니해지다"에서 '언캐니'한 부분에 사용되며 수명을 연장받았습니다. 특유의 활용 가능성 높은 형식 때문에 변주 버전이 무한정으로 생겨나던 이 밈은, 급기야 <미스터 드웰러 (MrDweller)> 같은 채널에서 그 형식 자체가 기괴하게 증폭되어 뒤틀려 끝없이 재생산되는 과정 속에서 정말로 '언캐니'한 상태에 진입하게 되지요. 사실 제게 밈-문화에서 가장 매혹적인 순간들은 바로 이럴 때입니다.

56) “Sonic.EXE - The Game”, MY5TCrimson, Game Jolt, 2013.07.25.


소닉은 슈렉(Shrek)과 함께 밈-문화가 주류 대중문화의 캐릭터를 강탈해와 그들만의 아이콘으로 등극시킨 가장 대표적인 예시일 텝니다. <소닉.exe>의 반대편에는 그림판으로 휘갈긴 '싸닉(sanic)'이 있지요.

57) Every copy of Super Mario 64 is personalized

“모든 <슈퍼마리오 64>의 사본은 개인화됐다. 닌텐도의 실험적인 AI는 적응을 해서, 오로지 당신을 위해 특별하게 가공되어 아주 미묘하게 달라진 버전을 슬쩍 만들어내는데, 이는 당신이 눈치조차 못 내는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나타나며, 동시에 당신에게 혼란을 주고 당신이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습득하려고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슈퍼 마리오 64] 사본을 플레이한 적이 있는가? 뭔가가 조금 어긋났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이게 바로 그게 왜 그런 지고, 어떻게 그런 지다.
다만, 이것은 단지 절차적 세대에 걸친 간단한 실험만이 아니다. 여기에는 수많은 층들이 있고, 그 중 몇은 다른 것들보다 더 불길하고 악의에 차있다.
<슈퍼마리오 64>는, 근본적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교활하고 사악한 창조물이다.”

58) “Every copy of Mario 64 is personalized.”, bruh, Youtube, 2020.06.12.


와ㅏㅏㅏㅏㅏㅏ리오!!!!!!!

59) “Super Mario 64 - 95 96 97 builds Compilation”, the silent tube, Youtube, 2020.12.30.

<슈퍼마리오 64>와 관련된 또 다른 유명 음모론으로는 'L is Real 2401'이라는 게 있습니다. 게임에서 출연하지 않았던 루이지가 원래는 등장할 예정이었으며, 한 맵에 위치한 명판에 적힌 흐릿한 텍스트인 'L은 실존한다'가 그 증명이라는 얘기였지요. 이후 정말로 묘해지는 건 2020년 7월 25일에 유출된 베타 버젼에서 여하간 루이지의 존재가 확인되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2401은 여기서 게임이 정식 발매된지 24년 하고도 01개월 만에 이 소식이 알려졌다, 숫자들을 더하면 7과 25가 나온다는 식으로 엮어들어가지요. 물론 공식적인 진위 여부는 오리무중에 있을 겁니다.

60) “False memory”,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만델라 효과의 예시들이 끝도 없이 등장한다는 게 최소한 현대 인터넷에 있어서 인간 기억 자체보다도 '현실'에 무언가 어긋난 점이 있다는 결론으로 나아가는 건 굉장히 재미난 일입니다. 현실이 생각보다 무척이나 유동적이라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그보다 더욱 유동적인 상태에서 끊임없이 세부 사항들을 망각하는 건 사람 쪽이니까요. 이런 집단적인 망각의 예시들은 현재가 과거보다 분명히 더 발전했을 거라는 단선적인 진보의 개념과 물론 이를 배양하는 시간관이 애초에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를 드러내주는 것만 같습니다. 데자뷰나 자메뷰 같은 단어들만을 보아도, 기억의 불완전함은 언제나 고정된 채 선형적으로 흐르는 것만 같은 시간선을 뒤섞을 수 있다는 게 분명하며,

61) <angel404>, Youtube, 2016.07.10.~

당신은 지금 시계열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62) “BEN Drowned”, Creepypasta Wiki, 2010.09.07.~2010.09.15.

"끔찍한 운명을 마주했구나, 그렇지 않니?"

63) “BEN Drowned”, Jadusable, Youtube, 2010~2020.

"넌 그러지를 말았어야 했어."

64) https://www.youtube.com/c/Petscop

<펫스코프>가 2017년의 창작물이라는 걸 재차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때라면 <angel404>의 영상들에서 나타났던 '어린 시절 인터넷 트라우마'를 직격으로 겪었던 어린이들이 자신 만의 창조력을 발휘해볼 수 있을 나이대가 되고도 남았겠죠. 시리즈의 분명한 완결성도 결국에는, <펫스코프> 전체가 이 모든 크리피파스타 대소동의 후기이자 후일담 같은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일 텝니다. 조금 더 비약해서 말할 수 있다면, 동시기에 연재된 <데이지 브라운>과 함께 이는 온라인 호러의 한 시기가 마감되었다는 신호일지도 모르겠군요.

65) “There’s Something Hiding in Petscop”, Phillip Moyer, EGM, 2020.03.18.

그렇지만 동시에 <펫스코프>는 다른 모든 상징적인 작업물들이 그렇듯, 과거를 마감하는 동시에 미래를 예비하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방송이 보편화되기 직전이었던 2000년대의 과다발전된 CRT 모니터로 구현된 저품질의 입체공간 등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호러는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에 그리 널리 퍼져있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렇지만 이런 '저주받은 옛날 비디오 게임'식의 영상들이 애초부터 공허한 가상 세계를 홀로 방황하는 경험을 포함하고 있던 걸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놀랍지는 않겠네요.

66) <The Lost Media Wiki>, dycaite, 2012~.

로스트 미디어가 정말로 재밌는 건 언뜻 보았을 때 매력적으로 으스스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보존에 대한 의식이 희미하던 시절에 그대로 소실되어 버렸다거나, 온갖 법적이거나 윤리적인 문제사항들이 뒤얽힌 채로 영영 보류되는 경우들이 '뭔지 모를 미스터리한 이유'로 금지되는 류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지요. 법과 보존 간 교차 지대에 숭숭 뚫린 구멍들을 돌아다니는 일은 언제나 재밌는 한편, 눈에 불을 켜고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면 그 어떤 관심도 받을 일 없을 것만 같은 작업물을 찾아다니는 광경은 그 자체로도 현대의 '아키이브 열병'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67) “Pinwheel Clockman - English dubbing (The Original Missing Nickelodeon Cartoon) - 1976”, AAA studio - Animované filmy zdarma, 2018.01.12.

그래서, 정말 다시 불려와진 과거가 '현재'가 부여한 저 모든 기대치와 기준들을 어떠한 식으로든 빗나간다면, 다른 모든 시간들을 지배하고 균질화시키려 애를 쓰는 '현재'는 대체 어떻게 반응을 할까요?

여담

유명세를 끌었던 많은 로스트 미디어들이 괴담과 미스터리를 해소할 결말을 맞았던 것에 비해, "인터넷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노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에 놓인 채 대체현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초반, 북부 독일 방송(NDR)의 라디오 채널에서 리디아(Lydia)라는 인물의 형제가 테잎에 녹음했다는 이 트랙은 <젊은 이들을 위한 음악 (Musik Für Junge Leute)>이라는 방송에서 나왔던 다패쉬 모드(Depeche Mode)나 헤븐17(Heaven 17)의 트랙들처럼 당대에 적절히 어울리는 뉴웨이브 성향의 트랙이었죠. 그렇지만 문제는 이렇게 녹음된 트랙이 어떠한 밴드가 언제 발매한 어떠한 곡인지를 알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특히나 라디오를 듣던 중에 겪을 법한 (저의 예시를 한 번 들자면 중학생 때 들었던 푸른하늘의 '자아도취'에 큰 감명을 받고 한 두 해 동안 대체 무슨 노래였는지 모르는 채로 지내다가 다시 한 번 라디오를 통해 가까스로 알게 된 적이 있었지요) 일이 생각보다도 너무 많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인터넷을 철저한 아카이브 기능으로 사용한지 오래인 지금과 같은 시기에서요. 형제를 통해 트랙의 존재를 알게 된 리디아는 2007년 '안톤 리델(Anton Riedel)'이라는 가명으로 해당 트랙에 대해 묻고 다녔다지만, 인터넷 전역에 깔려있는 저 모든 음악 마니아와 아카이버 모두가 트랙의 정체를 몰랐다고 합니다.

지지부진하게 알음알음 진행되던 탐사는 2019년 여름을 통과하며 한 레딧 유저가 끌어올린 게 서브레딧의 개설로 이어지며 다시 불붙었고, 웹상의 저 모든 기이하고 끔찍하며 그러므로 매혹적이기도 한, "인터넷에서 온 이야기들 (Tales from the Internet)"들을 수합해 소개하는 채널 <웽!(Whang!)>에까지 소개되었습니다. 꽤나 적극적으로 몸집을 부풀린 집단 탐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터넷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노래는 인터넷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채로 남아 있고요. 그나마 가장 그럴싸한 가설은 이것이 공식적으로 기입된 적 없는 데모 트랙이라는 겁니다. 다음 장을 생각해보면 왜인지 조금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